[아리랑 컬처 커넥트: 인도 뉴델리 | 2025년 12월 12일]

박성용 이사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V. 자야라잔 바킬 IAB 의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공동으로 디프티 옴체리 발라 교수(가운데)에게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 증서를 공동으로 수여했다. 이 자리에는 IAB 위원인 허권 교수(맨 왼쪽), 조앤 오어(왼쪽에서 두 번째), 에이빈드 팔크(맨 오른쪽)도 함께했다.

인도 아리랑 어워드 시상식 공식 배너


2025년 12월 12일,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인도 국제센터 별관은 세계 문화가 교차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곳에서 열린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 시상식은 단순한 기념행사를 넘어, 무형문화유산이 오늘날 어떻게 인간의 존엄, 대화, 그리고 평화를 위한 살아 있는 힘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 국제적 사건이었다.

이날 시상식의 중심에는 인도 고전무용의 거장이자 학자, 교육자, 문화외교관으로 활동해 온 딥티 옴체리 발라 교수가 있었다. 그녀는 인도 전통공연예술과 세계 문화 교류에 기여해 온 평생의 업적을 인정받아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를 수훈했다.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의 미래 비전에 대해 발표하는 박성용 이사장

문화적 공명과 국제 연대의 장

시상식은 오전 10시, 인도의 지성·문화 교류를 대표하는 공간인 인도 국제센터 별관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 개최되었다. 행사는 컬처 마스터즈와 국제무형문화 도시연합이 공동 주최했으며,
전통문화예술인협회가 중심이 되어 포크랜드 국제센터와 협력하여 정교하게 진행되었다.

문화정책 관계자, 국제기구 인사, 학자, 예술가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시상식은 아리랑 마스터즈가 이제 특정 지역이나 국가를 넘어, 윤리적 문화인정과 국제 협력을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행사는 기원 의식으로 시작되었으며, 이어 컬처 마스터즈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시그마 G. 나트의 환영사가 진행되었다. 그녀는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 활성화하는 일은 개별 국가의 과제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임을 강조했다.

아리랑 어워드의 국제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야라잔 바킬 박사.

이후 국제무형문화도시연합 사무총장이자 컬처마스터즈 국제이사회 의장인 자야라잔 바킬 박사는 기념사를 통해, 컬처마스터즈가 주도한 동 아리랑 어워드 사업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무형유산의 미래는 제도나 기록이 아니라 이를 실천하고 전승하는 예술가와 공동체의 역량 강화에 달려 있음을 역설했다.

산기트 나탁 아카데미 의장 산디아 푸레차 박사가 발언하고 있다.

기조연설은 인도 국립예술기관 상기트 나탁 아카데미 의장 산드야 푸레차 박사가 맡아, 세계화 시대에 예술가와 문화기관이 예술적 진정성을 지키면서도 국제사회와 책임 있게 소통해야 할 윤리적 역할을 조명했다.

아리랑 마스터즈의 비전과 철학

특별연설자로 나선 박성용 박사는 전통문화예술인협회 이사장이자 컬처 마스터즈 대표이사로서, 아리랑 마스터즈 프로그램의 설립 이념과 장기적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컬처 마스터즈의 기본 철학이 무형유산 예술가와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에 있으며, 공개 행사 참여 기회의 확대와 국제적 활동 기반의 확충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인류 사회의 문화적 발전과 평화의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무형유산 실연자를 보호의 대상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문화의 동등한 주체이자 창조적 행위자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 컬처 마스터즈의 핵심 지향점임을 분명히 했다.

박 대표는 또한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가 유네스코의 「예술가의 지위에 관한 권고」와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의 가치에 기반해 제도적으로 설계되었음을 설명했다. 이 상은 탁월한 기량, 전통에 뿌리를 둔 창의적 재해석, 교육과 전승에 대한 지속적인 헌신을 주요 기준으로 수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향후 계획으로 2026년 수원문화포럼과 세계무형유산 시범대회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들 국제행사를 국제 정책과 실천이 교류되는 장으로 추진해 전통을 전시의 대상이 아닌 살아 있는 실천으로 공유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이는 상징적 시상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적 지원과 지속 가능한 국제 협력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한 전략적 행보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딥티 옴체리 발라 교수.

딥티 옴체리 발라 교수: 전통과 혁신을 잇는 살아 있는 다리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는 박성용 박사와 자야라잔 박사가 공동으로 수여했으며, 이는 무형유산 탁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동 약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딥티 옴체리 발라 교수는 인도 국영방송 최고 등급 예술가이자 국제문화관계위원회 공인 국제 예술가이며, 델리대학교 음악·미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학자다. 1,000회가 넘는 국내외 공연을 통해 AMSHI와 모히니아탐–카탁 주갈반디와 같은 혁신적 작품으로 인도 고전무용의 표현 영역을 확장해 왔다.

국제이사회(IAB) 멤버인 허권 교수와 에이빈그 팔크 소장이 축사를 전하고 있다.

국제자문위원회 위원인 허 권, 에이빈드 팔크, 조앤 오어는 축사를 통해 그녀가 구현해 온 상호문화적 예술 실천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제자들이 헌정한 특별 공연은 전통이 교육과 실천을 통해 어떻게 다음 세대로 살아 움직이는지를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다.

수상 소감에서 발라 교수는 이 상을 스승과 제자, 그리고 공동체 모두의 이름으로 받는 영예라 밝히며,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과 전승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을 약속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주요 내빈들과 전통 공연단이 함께한 기념 촬영.

아리랑 마스터즈 프로그램: 전통문화예술가 인정에서 문화외교로

2023년 출범한 아리랑 마스터즈 프로그램은 단순한 명예 칭호를 넘어, 국제 문화외교를 위한 전략적 플랫폼으로 기획되었다. 그 사상적 기반은 2001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한국 정부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무형유산 보호를 위해 유네스코와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여러 차례 시상한 ‘아리랑 상’, 그리고 2012년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라는 두 가지 역사적 성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는 한국의 무형유산 보호 경험을 국제적 제도와 실천으로 확장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제도적 진화라 할 수 있다.

컬처 마스터즈는 이 같은 역사적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아리랑을 특정 국가나 형식에 고정된 상징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에서 재해석되고 실천되는 살아 있는 세계적 가치 체계로 재구성했다. 이를 통해 아리랑은 한국의 전통을 넘어, 인류 보편의 연대와 창조성을 매개하는 문화적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

그 성과로 2025년 12월 기준, 아시아·아프리카·유럽·미주·오세아니아 등 21개국에서 30명 이상의 예술가가 아리랑 마스터즈로 선정되었다. 이들은 공식 인증에 그치지 않고, 아리랑 컬처 커넥트와 컬처 마스터즈 유튜브 채널을 통한 글로벌 홍보, 국제 공연 및 워크숍 참여, 문화·정책 협력 포럼 접근 등 다층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 속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아리랑 마스터즈가 상징적 시상을 넘어, 실질적인 국제 문화협력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딥티 옴체리 발라 교수가 전수한 제자들의 공연 모습

전통 문화예술가에 대한 인정과 책임, 그리고 향후 과제

국제적 인정은 언제나 위계와 대표성이라는 질문을 동반한다. 아리랑 마스터즈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투명한 심사 체계와 참여적 거버넌스, 공동체 중심의 윤리를 통해 그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개인 예술가를 공동체 위에 위치시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가시성, 자원, 존엄의 재분배를 통해 문화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데 있다. 교육, 이동성, 국제 협력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이 모델은 무형유산이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의 사회적 과제에 대응하는 전략적 자산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결론 - 유산은 사람을 통해 살아 있다

뉴델리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은 하나의 명확한 진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유산은 사람을 통해 살아 있으며, 몸과 기억, 실천 속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와 아리랑 마스터즈 이니셔티브는 전통과 미래를 잇는 다리다. 뉴델리에서 수원으로, 그리고 세계로 이어지는 이 여정은 문화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와 평화를 향한 공동의 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아리랑 마스터 어워드 시상식 스케치 영상